
아이에게 나와는 다른 세상을 주려고 애를 쓰며 키웠다.
루아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이였다. 학교 가기 전까지는 자기의 작은 세상에서 모든 것을 허용하며 살았을 것이다.

지나가는 개미를 구경하느라 1시간은 기본이었던 딸아이가 생각났다.
이 아이를 위험한 세상에서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주었다. 그러면 아이는 상처받지 않고 클 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나이가 되니 ‘~해야 한다’는 규칙이 많아졌다.
아이가 사회에서 잘 살기를 바라는 바람이었지만....

아이에겐 몽글몽글 슬픔이 커져갔다.
아이에게 좋다는 것을 모두 주면 슬픔 따위는 느끼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건....
슬픔이 너무도 아팠기 때문이었을 거다.


슬픔이 루아를 삼켜 버렸다.
슬픔이 나를 삼켜 버렸다.
슬픔이 내 아이를 삼켜 버렸다.
아이가 슬픔에 삼켜 버리기 전까지 슬픔이 보이지 않았다.
느껴지지 않았다.
자신을 잃어버린 아이가 어찌 엄마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을 잃어버린 아이가 어찌 어른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사라졌을 때는
오직 아픔뿐이었다.
하지만 아픔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보이지 않았고,
오직 해야 할 일들 뿐이었다.

아이는 왜 세상이 비웃는다고 생각했을까?
아이는 세상을 비웃었다.
친구를 비웃었다.
부모를 비웃었다.
나는 엄마처럼은 살지 않겠다고!
비웃었던 그 마음은 세상도 비웃을 거라 믿었다.
내가 어떤 세상을 믿고 있는지
마음을 보기 시작했다.

슬픔까지 알아봐 주고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사람이 나타나기 전까지...

한 사람
내가 나의 한 사람이 되어 줄 수는 없을까?

내가 가진 생각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생각의 틈에 사랑을 한 방울 떨어뜨려 볼 수 있을까?

작고 따스한 말 한마디
작고 따스한 마음 한 자락을
발견 할 수는 없을까?

여리고 아픈 마음을 받아들일 때 단단한 마음도 받아들인다.
아이는 그 시간을 겪어내야 비로소 자기가 될테니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정말 없다면?
나는 계속 슬픔 속에 잠식되어야 하나?
내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진정한 친구가 된다면 삶은 어떻게 변화될까?
루아의 작은 세상이 다시 핑크빛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슬픔을 그대로 느끼고 받아들인 마음 덕분이 아닐까?
슬픔을 거부하고,
미워했다면?
루아의 작은 세상은 어떻게 됐을까?
나는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아이들은 어떤 세상을 살고 있을까?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감당하기 힘은 어떤 순간을 건너야만 할 때,
내가 준 사랑이 힘이 되기를 기도해 본다.
“엄마가 너를 키우면서 만난 세상은 아픔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이 전부라는 거였어. 마음이 전부더라. 어떤 마음도 버리지 말고, 모두 느끼고 지나가길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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