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이를 키우느라 나를 잃었다'라고
그래서 20~30대의 젊었던 나의 때를 엄마라는 이름으로 희생시켰다고 억울해 했다.
육아는 내가 사라지는 힘든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할수록
나는 점점 더 나를 괴롭히고 공격했다.
아무도 괴롭히지 않는데
내가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전업주부에 엄마만 하고 살다가 죽게 될것이라고.
만약 내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나는 감사를 알게 됐을까?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됐을까?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아이와 함께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아이 때문에 힘든 거라고 생각했다.
내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너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 생각은 진실이 아니었다.
나는 아이 덕분에 힘든 시간을 버텨낼 수 있었다.
나밖에 모르는 사랑스러운 두 아이가 있어서
나 자신을 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버릴 수 없었다.
죽어버리고 싶은 순간에도
작고 소중한 내 새끼를 위해 살아야 했다.
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괴롭고,
아무리 슬프고,
아무리 힘들더라도.
나는 우리 아가들 덕분에 웃었다.
힘든 시간을 지나면서도 순간 순간 웃을 수 있었다.
삶이 내게 무엇을 알려주려고 했을까?
내가 과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나는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내 뒷모습을 보고 있는 아이들 덕분에
어른이 되려고 나를 깨고 또 다른 나를 만났다.
엄마라는 이름이 축복이었음을...
세상의 모든 엄마가 존재로 빛나는 사람임을 받아들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냥 엄마면 된다고.
육아로 나를 잃은 것이 아니었다.
나라는 알을 깨고, 엄마이자 또다른 나를 만났다.